민간 건설사가 사전청약 참여하려면 '인센티브' 줘야 [더 머니이스트-이은형의 부동산 돋보기]

입력 2021-08-26 10:01   수정 2021-08-26 11:03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16차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의 핵심내용은 민간공급을 포함해서 사전청약물량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사전청약의 확대실시는 상당한 흥행을 거둘 것입니다. 주택공급확대를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정책방향을 재확인한다는 의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후분양을 통해서 건축물의 품질을 확보하고 건설사들이 선분양제로 얻는 부당한 이익을 줄이겠다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었기에 자못 아쉬운 느낌은 남습니다. 여기에 더해 다소 유의할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사전청약은 실제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짧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매매시장의 수요를 일부 흡수하더라도 임대시장에 가해지는 부하는 단기에 경감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민간의 임대주택공급이 채운다는 점을 먼저 인지해야 합니다.

민간 공급물량의 사전청약확대는 추진에 앞서 민간기업의 참여요인을 높여야만 합니다. 앞서 실시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서 향후 본청약시의 분양가를 일정수준 범위에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 있었던 것처럼 사전청약단계에서는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동일하게 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면, 민간건설사 등의 입장에서는 굳이 사전청약에 뛰어들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집값상승 전망이 대세로 굳어진 상황에서는 오히려 분양시점을 늦추는 것이 더 높은 분양가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존에도 택지입찰과정에서 벌어지던 경쟁은 치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한 우대요건, 가령 이정도를 충족한다면 택지를 주겠다는 정도는 민간기업의 참여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사전청약없이) 정식입찰을 통한 택지확보와 비교하면 예상가능한 이익이 줄어들 우려도 있기에 여전히 민간기업들로서는 고민을 거듭할 사안이 됩니다.

택지를 이미 보유한 민간건설사가 분양을 미루는 곳은 각자의 사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개별 기업의 피치 못할 사정이든 경영전략의 일환이든 이유는 다양합니다.

이러한 이들에게 사전청약참여를 독려하려면 추가적인 인센티브나 페널티같은 유인요인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전자라면 한동안 토건족으로 비하받던 건설사들의 이익을 늘려주는 셈이 되고, 후자라면 공공이 민간기업의 경영까지 개입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어느 쪽이든 바람직한 방향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 등의 도심에 추진되는 ‘3080+ 공공사업’에 사전청약을 적용하는 방안은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결코 무리해서 추진할 사안이 아닙니다.

신도시가 계획되는 신규택지와 달리 기존 도시의 구도심은 이미 주거지역 등이 형성된 곳입니다. 토지나 건물의 소유권에 얽힌 이해관계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들 각각이 동일한 면적의 토지 등을 보유한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동의율이 50%를 훌쩍 넘더라도 정작 찬성자들의 보유토지는 전체 사업지의 20% 수준에 불과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는 재개발사업에서의 전형적인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원칙적으로는 사업추진에 동의하지 않는 이해관계자들을 현금청산으로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집행하는 과정이 순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사업예정지의 전체 토지확보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사전청약이 이루어진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주거 젠트리피케이션처럼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사전청약이 갖는 장점이 아무리 크더라도, 이를 구도심에 적용하기에 앞서 다양한 논의와 의견수렴단계를 충분히 거쳐야만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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